유령과 바다 그리고 뫼비우스
2 Channel FHD video installation, Color, stereo sound, 8'59", 2022
<유령과 바다, 그리고 뫼비우스>는 기존 프로젝트에서 확장하여 디지털 세계 속 사라지는 언어들로 눈을 돌린다. 기술의 발달로 점차 현실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가운데, 알 수 없는 전염병의 창궐은 사람들을 디지털 세계로 빠르게 이동시켰다. 사람들은 디지털 세계를 물리적인 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공간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그 안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디지털 공간 안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극히 일부의 언어에 한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많은 그마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대다수의 문자언어들은 디지털 공간 안에서 디지털화 되지 못해(코드 변환의 기회를 얻지 못하여) 사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하기에 소수언어 사용자들은 디지털 공간 안에서 널리 통용되는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도록 보이지 않게 훈련되어 가고 있다. 또한 디지털 세계 안에서 통용되는 언어에도 그 언어가 담는 정보의 질과 양에 따라 언어의 경중이 결정된다. 디지털 세계 안에서 디지털화를 하지 못하여 번역이 되지 못하는 언어들이 사라지는 디지털 멸종은 이미 돌이키기 힘든 정도로 매우 심각한 사황에 처해있다. 이에 더해 세계가 점차 네트워크 안에서의 연결이 가속화되면서 이는 곧 현실에서의 멸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효율과 이윤을 이유로 중심으로의 이동은 지역 소멸을 가속화시켰다. 세계 곳곳의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일들은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서울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개발은 지역 소멸로 연결이 되었고, 우리가 체감하지 못하던 사이, 한국의 지역은 이제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특정 모국어를 사용하던 사람이 생존을 위해 힘을 가진 언어를 배우는 사이 그들의 언어가 사라지듯이, 삶을 위해 지역을 떠나 대도시로, 서울로 이주한 사람들은 이제 돌아갈 곳을 잃었다. 언어와 집, 그리고 마을, 이들은 서로 다른 형태를 하고 있지만, 효율과, 이윤이라는 이유로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 <유령과 바다 그리고 뫼비우스>에서는 이제는 폐가가 된 조부모님의 집을 찾은 ‘나’의 시선으로 디지털에서 사라지는 언어에 대해 이야기를 건넨다. 가족 모두가 학업과 일을 이유로 서울로 이주하고, 조부모님이 떠나신 후, 사용하는 사람이 모두 떠나 폐가가 된 집을 찾은 ‘나’는 디지털 전환에서 실패하여 점차 모국어가 사라지는 상황을 보고 있는 한 언어학자의 이야기를 들어 상이한 두 이야기를 연결하기를 시도한다. 이를 통해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놓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상상해보기를 시도한다.
In the film 'The Ghost, Sea and Möbius Loop', the focus lies on the distinction between digital languages. The digital world has rapidly permeated everyday life as a result of scientific and technological advancements and social change. This world is considered as one without physical boundaries where anyone can freely access information what they want. However, only a small number of languages, which have power have been utilized in the digital world, and individuals who do not use them as a mother tongue in daily lives are tacitly taught to do so. Many linguists have raised concerns regarding the digital extinction of languages, where the inability ti digitize leads to a language’s disappearance in reality. It is estimated that approximately 95% of text languages are vulnerable to digitization. The process of language digital extinction might be similar to the death of local cities in Korea. Development centered on Seoul with the aim of attaining efficiency and profit in a short period has led people to move to the capital or the surrounding metropolis. Unbeknownst to us, regions in Korea have been losing their significance as places for life, much like the situation faced by minor languages. Local experts predict that if this trend continues, most of Korea's local communities will disappear within the next two decades. This is not only a problem specific to Korea. 'The Ghost, Sea and Möbius strip' endeavors to link these two different but similar distinct situations in the film.
The film consists of three interconnected structures. The abandoned house and town in reality, where nobody visits, and the house of language that cannot be constructed in the digital world coexist as a parallel universe. My voiceless monologue in reality reflects on both these worlds.
The main image in the film comes from my grandparents' house. Every member of my parents' family (both mother and father) moved to Seoul, except for my grandparents, for the sake of education and employment opportunities. After granny passed away, the house has been abandoned for long times, where no one visits, like the other houses in the town. In the film, I, a descendant of the house, explore and seek the house to find my ancestors’ breath with calm but lonely point of view.
On the other screen, the situation that language digital extinction leads to extinction in reality is expressed borrowing the 3D modeling process, which can be symbolization of digital world construction. Basically, 3D modeling precess is modeling first, and UV mapping and make atmosphere for the scene. It reverses in the film. And at the last scene, the house which cannot be built, disappearing without any trace in the digital world, like a boat sinking in the waves.
The place, where we cannot back.
The place, we cannot build.
And me as a spectator who even cannot notice the situation.